Factos

언론의 천주교 보도, 과연 공정한가?

RooneyWazzA 2025. 3. 5. 13:42

언론의 천주교 보도, 과연 공정한가?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향한 언론의 시선

2027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는 천주교계의 대표적인 국제 행사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를 다루는 한국 언론의 태도는 과연 균형 잡힌 것일까요?

현재 언론 보도를 보면 행사 규모를 지나치게 부풀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최 측에서는 전 세계에서 약 50~70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지만, 일부 언론은 이를 기정사실화하며 최대 100만 명 이상이 몰릴 것처럼 보도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언론은 대회의 국제적 위상과 의미를 강조하며 마치 ‘국민적 축제’인 양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회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중요한 논점입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들이 특별법을 발의하여 정부 차원의 지원을 추진하는데, 언론은 이를 마치 국가적 프로젝트처럼 포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행사 지원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지만, 특정 종교 행사가 국가적 이벤트로 둔갑하는 과정은 객관적으로 분석될 필요가 있습니다. 과연 이러한 흐름이 자연스러운 것인지, 아니면 언론이 특정한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 것인지 고민해봐야 할 시점입니다.

교황 방문 보도의 프레임 형성

천주교에 대한 호의적 보도 태도는 교황 방문 사례에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방한했을 때, 언론은 그의 검소한 행보와 인간적인 모습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교황이 의전용 방탄차 대신 한국산 소형차(기아 쏘울)를 타고 이동하며 “나를 위해 복잡하게 움직일 필요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거나,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는 장면들은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었습니다. 이러한 미담들은 교황의 도덕적 권위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전달되었습니다.

물론 교황의 메시지 중 사회 정의나 인권을 강조하는 부분은 의미 있는 내용이지만, 언론은 보다 근본적인 사회 비판이나 불편한 진실은 깊이 있게 다루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교황이 종교적・정치적 이슈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는지보다, ‘성인(聖人) 같은 지도자’라는 이미지에 초점을 맞춘 보도가 많았습니다. 이는 언론이 특정한 프레임을 통해 여론을 조성하는 대표적인 방식입니다.

천주교 지도자와 개신교 지도자, 언론의 시선은 다를까?

한국 언론은 천주교 지도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예를 들어, 고(故) 김수환 추기경은 언론 보도를 통해 ‘국민의 어른’처럼 자리 잡았고, 그의 발언들은 마치 도덕적 교훈처럼 인용되었습니다. 반면, 개신교 지도자들이 사회적 이슈에 대해 발언하면 논란의 대상으로 다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론은 개신교 대형 교회나 목회자들에 대해 세습 문제, 재정 투명성, 정치적 발언 등을 비판적으로 조명하는 데 집중합니다. 물론 공적인 감시 기능은 필요하지만, 같은 잣대가 천주교 지도자들에게도 적용되는지는 의문입니다. 개신교 지도자의 사회적 발언은 종종 논쟁적인 인물로 묘사되지만, 천주교 성직자의 발언은 ‘도덕적 권고’처럼 다뤄지는 것은 확연한 차이입니다.

언론의 공신력과 여론 형성

언론은 공신력을 바탕으로 특정 종교 이슈를 사회적 의제로 만들기도 합니다. 서울 세계청년대회와 같은 행사를 단순한 종교 행사가 아니라 ‘국가적 이벤트’로 포장하면, 국민들은 자연스럽게 이를 국가적으로 중요한 행사로 인식하게 됩니다. 심지어 경제적 효과까지 분석하여, “생산유발 효과 11조 원, 고용유발 2만 4천 명”이라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보도 방식은 결과적으로 특정 종교 행사를 미화하는 동시에, 이에 대한 비판적 논의는 배제하는 효과를 낳습니다. 국민들은 천주교 행사에 대한 막연한 호감을 갖게 되고, 언론의 공신력을 통해 이러한 프레임이 더욱 강화됩니다.

개신교와 불교는 어떻게 다뤄질까?

천주교 관련 보도가 긍정적 프레임을 유지하는 반면, 개신교 보도는 갈등과 논란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예를 들어, 개신교 단체가 대규모 집회를 열었을 때, 언론은 ‘교통 마비’나 ‘소음 문제’ 등을 주요 이슈로 보도하지만, 행사 취지나 메시지는 상대적으로 덜 다룹니다. 반면, 불교 행사에 대해서는 ‘전통문화’로 접근하며 온건한 보도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보도 태도는 대중들의 인식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개신교는 ‘논란 많은 종교’, 불교는 ‘조용한 종교’, 천주교는 ‘품위 있는 종교’라는 이미지가 형성되는 것도 이러한 미디어 프레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결론: 언론의 균형 감각 회복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 언론의 종교 보도 방식은 천주교를 긍정적으로 조명하는 반면, 개신교는 감시와 비판의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물론 각 종교계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지만, 언론이 특정 종교에 대한 선입견을 조장하는 역할을 해서는 안 됩니다.

언론이 천주교 이슈를 다룰 때도 필요하면 비판적 시각을 포함하고, 개신교와 불교 관련 뉴스도 긍정적 요소를 함께 조명하는 균형 잡힌 보도가 필요합니다. 특정 종교를 과하게 미화하거나 반대로 부정적으로 몰아가는 방식은 지양해야 합니다.

언론이 진정한 ‘공정한 정보 전달자’로서의 역할을 회복할 때, 우리 사회의 종교적 다원성과 성숙한 여론 형성이 가능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