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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하지 않는 프란치스코 교황, 책임일까 욕심일까?

RooneyWazzA 2025. 4. 4. 20:25

사임하지 않는 프란치스코 교황, 책임일까 욕심일까?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아직 실현해야 할 많은 계획이 남아 있다"며 교황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재차 밝혔습니다. 무릎 부상으로 휠체어에 의지하는 상황 속에서도 그는 교황직을 평생의 사명으로 여기며, 심각한 직무 불능 상태가 오지 않는 이상 자진 사임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책임감인가, 권력에 대한 집착인가

교황의 이러한 입장은 겉으로는 헌신과 책임감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일부 주요 언론과 평론가들은 다르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교황이라는 막강한 권좌에 대한 개인적 집착이 아닐까 하는 시선이 존재하죠.

이런 모습은 자연스레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말년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는 파킨슨병으로 건강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교황직을 끝까지 지켰고, 이에 대해 숭고한 희생이라는 평가와 함께 교황청의 투명성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용기 있는 퇴진"의 상징, 베네딕토 16세

반면, 베네딕토 16세는 2013년 건강상의 이유로 교황직에서 자진 사임하며 가톨릭 역사상 600여 년 만의 '용퇴'라는 선례를 남겼습니다. 당시 그의 결단은 '겸손한 지도자'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졌고, 교황직도 필요할 경우 내려놓을 수 있는 자리라는 인식을 심어주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과거 인터뷰와 연설을 통해 "권력을 경계하라"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강조하며 베네딕토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 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지금 그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교황직의 구조적 딜레마

이러한 논란의 배경에는 교황직 자체의 구조적 특성이 있습니다. 교황은 사실상 가톨릭 교회의 모든 결정권을 가진 절대 권력자이며, 그 직위는 종신제입니다. 견제 장치 없이 한 사람에게 권한이 집중되다 보니, 교황 개인의 의중에 따라 교회의 방향이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이 교회 개혁의 미완 과업을 완수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비판적인 시선에서는 그것조차도 권력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명분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결국, 권력을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자주 전해온 지도자조차, 정작 자신의 권좌 앞에서는 그 겸손함을 지키기 어려운 현실이 드러난 셈입니다.

마무리하며: 겸손한 권위란 가능한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택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가톨릭 교회의 통치 구조와 문화가 안고 있는 깊은 딜레마를 보여줍니다. 진정한 겸손과 책임감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권위 있는 자리에서도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볼 문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