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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를 만드는 세계청년대회”

RooneyWazzA 2025. 1. 6. 21:15
“피해자를 만드는 세계청년대회”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는 신앙의 결속을 강화하고, 청년들에게 희망과 영감을 주기 위한 긍정적인 의도로 기획된 행사입니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성 학대 문제와 그에 대한 미온적인 대응을 고려할 때, 이러한 행사가 단순히 축제의 의미를 상실하는 것을 넘어, 추가적인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포르투갈 가톨릭 교회와 성 학대 문제

포르투갈 가톨릭 교회는 최근 수십 년간 만연했던 성 학대 문제와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사실로 인해 심각한 신뢰 위기에 처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1950년부터 2020년까지 최소 4815명이 어린 시절 성직자들에 의해 학대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가해 성직자들에 대한 조치를 망설이며, 법적 판결을 이유로 배상금 지급을 미루는 등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더욱이 피해자들을 기억하고 기리기 위해 약속했던 기림비 건립마저 최근 백지화되면서, 교회가 여전히 문제를 직면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규모 행사가 주는 부정적 메시지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청년대회와 같은 대규모 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 가능성이 큽니다. 성 학대 피해자들이 고통 속에서 교회의 책임을 요구하는 와중에, 성직자들과 신도들이 모여 신앙을 축하하고 즐거움을 나누는 모습은 결코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피해자 지지 단체가 리스본 곳곳에 “포르투갈에서 4800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가톨릭 교회에 학대당했다”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게시한 것은 이번 행사가 피해자들에게 얼마나 상처가 될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새로운 피해자 양산 가능성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행사가 기존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을 넘어, 새로운 피해자를 양산할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계청년대회는 수많은 청년들과 성직자가 교류하는 대규모 행사로, 적절한 관리와 책임 의식이 부족하다면 부적절한 권력 관계와 신뢰를 악용한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교회 내 성 학대 문제의 핵심은 이러한 구조적인 권력 남용과 은폐에서 비롯되었으며, 대규모 행사는 이 구조적 문제를 노출시키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청년들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

교회의 성 학대 문제에 대한 미흡한 대응은 행사에 참석한 청년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축제를 강행하는 모습은 “책임을 회피해도 축제는 가능하다”는 암묵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이는 교회에 대한 신뢰를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청년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피해자뿐 아니라 청년들의 신앙과 교회에 대한 기대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교회가 해야 할 일

현재 교회가 해야 할 일은 과거의 잘못을 덮으려는 축제가 아니라,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려는 진정성 있는 행동입니다.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다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구조적 개혁을 실행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 없이 세계청년대회와 같은 행사를 강행하는 것은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새로운 피해자를 양산할 위험을 내포한 무책임한 행위에 불과합니다.

교회가 진정으로 신앙 공동체의 결속을 원한다면, 축제보다 먼저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지고 치유와 회복을 위한 진정한 노력을 보여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신앙의 가치를 실현하는 길이자, 교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