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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의 성범죄, 거룩함 뒤에 숨은 면죄부는 없다

RooneyWazzA 2025. 4. 10. 19:55

성직자의 성범죄, 거룩함 뒤에 숨은 면죄부는 없다

거룩한 옷을 입은 범죄자들, 더는 침묵할 수 없다

최근 84세의 전직 사제, 앤서니 피어스가 과거 저지른 성범죄를 자백하고 징역 4년 1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정에 선 피해자는 “그가 내 인생을 이렇게 망가뜨렸다”며 참았던 분노를 쏟아냈죠. 문제는 이 사건이 결코 ‘예외’가 아니라는 겁니다. 세계 곳곳에서 드러난 성직자의 성범죄는 이미 수많은 이들의 삶을 파괴해 왔습니다. 더 충격적인 건, 이러한 범죄 앞에서조차 교회는 꾸준히 침묵하고, 은폐하고, 미온적으로 대응해왔다는 사실입니다.


신의 이름으로 저지른 범죄, 면죄부는 없다

많은 가해 성직자들은 종교적 권위를 방패 삼아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들은 신도들의 맹목적인 신뢰를 악용하며, 때론 “이건 신의 뜻”이라며 피해자들을 세뇌하고 협박하기까지 했죠.
“신부의 말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이걸 말하면 네 가족이 지옥에 간다.”
이런 식으로 공포와 죄책감을 심어 피해자들을 침묵하게 만들고, 자신은 교회라는 성스러운 권위 뒤에 숨은 채 처벌을 피해왔습니다.


조직적인 은폐, 교회는 무엇을 숨기고 있었나

더 큰 문제는 이 끔찍한 범죄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는 겁니다. 여러 국가에서 교회는 사건을 조직적으로 축소하거나 숨겨왔습니다.

  • 프랑스: 70년 동안 무려 216,000건의 아동 대상 성범죄가 발생
  • 미국 펜실베이니아: 300명 이상의 성직자가 1,000명 이상의 아동을 수십 년간 학대

보고서에 따르면, 교회는 진실을 감추기 위한 매뉴얼까지 만들어 사용했고, 범죄 사실이 드러나도 경찰 대신 가해자를 다른 본당으로 ‘전근’시키는 식으로 문제를 무마했습니다. 그 결과, 전근 간 곳에서도 추가 피해자가 발생하는 악순환이 이어졌습니다.


피해자를 외면한 교회, 회유와 침묵 강요

교회는 “사랑과 자비”를 이야기하지만, 실제 피해자에게 돌아간 건 침묵 강요와 왜곡된 죄책감뿐이었습니다. 피해 사실을 용기 내어 알렸던 이들에게 돌아온 건:

  • 가해자의 전출 처리
  • 은밀한 금전 합의 시도
  • “교회의 명예를 위해 조용히 넘어가자”는 회유

피해자들은 고통 속에 오랜 세월을 살아야 했고, 성직자들은 면죄부를 쥔 채 다시 사제복을 입었습니다.


반복되는 추문, 끝없는 미온적 대응

이러한 사건은 특정 국가나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 미국, 유럽, 호주 등에서 수만 건의 피해 사례
  • 최근에는 포르투갈에서만 4,800여 명의 피해자 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수뇌부는 여전히 더딘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교황청은 때로 내부 회의 결과조차 비공개로 일관했고, 고위 성직자가 연루된 사건에서는 오히려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경우도 많았습니다.

심지어 외부의 개혁 권고조차 거부하고 있죠. 호주에서는 “고해성사 중 아동학대 고백을 들으면 반드시 신고하라”는 제안을 전통과 종교의 자유라는 이유로 거부했습니다. 교황청도 “고해성사의 비밀은 절대 침해할 수 없다”며 법적 의무를 외면했죠.


변화의 시작은 외부 감시와 책임 추궁부터

이제는 더 이상 교회의 자정 능력에만 맡겨둘 수 없습니다. 변화의 출발점은 외부의 강력한 감시와 공적 개입입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와 메릴랜드 주에서는 독립 조사와 ‘그랜드 저리’ 보고서를 통해 수십 년간 감춰진 진실이 드러났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가해 성직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되었죠. 성직자라고 해서 법 위에 있을 순 없습니다. 평범한 범죄자와 마찬가지로 수사, 재판,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범죄를 덮은 교회 지도부도 함께 책임져야 하며, 이는 도덕적 책임만이 아닌 법적 책임입니다.


피해자 중심의 개혁이 절실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를 위한 교회 구조의 재편입니다.

  •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 마련
  • 2차 피해를 방지할 장치 구축
  • 독립 감시기구 설치로 사건의 투명한 공개
  • 은폐에 가담한 자에 대한 세속 법률에 따른 처벌

신앙은 법과 상식 위에 존재할 수 없습니다. 부패한 권위를 끝없이 용인할 경우, 그 신앙은 결국 공허해질 뿐입니다.


마무리하며: 거룩함 뒤에 숨은 죄, 더는 용납될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교회가 뼈를 깎는 자정 노력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아니면 사회의 냉정한 심판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신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범죄에 더 이상 면죄부는 없습니다. 종교의 이름으로도, 전통이라는 명분으로도, 절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가 지켜봐야 합니다. 침묵이 더 이상 이들을 보호하게 놔두지 않도록.